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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국영 작성일21-02-23 12:40 조회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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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용찬 기자(ycsgeoje@naver.com)]
지난 1974년 2월 22일 경남 통영 앞바다에서 젊은 해군과 해경 장병 159명이 한꺼번에 목숨을 잃었다.파워볼엔트리

해군 159기 훈련병과 해경11기 훈련병 316명이 탄 YTL수송정이 통영 앞바다인 견내량 장좌섬 앞에 정박 중이던 모함 LST(전차상륙함)에 접근하다 침몰하면서 일어난 사고 때문이었다.

이들은 이순신 장군의 위패가 모셔진 통영 충렬사를 참배하고 돌아가던 중 이었다.

이 사고로 해군 109명과 해경 50명이 순직했다.

전시가 아닌 평시, 군함에서 일어난 최대의 해난 사고였다.

한국 해군은 이 사고 이후 함정에서의 전투화 착용을 특별한 경우가 아닌 한 금하고 있으며, 신병 및 부사관 교육의 마지막 과정인 함정 견학도 훈련복 대신 근무복 차림으로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통영시와 해군본부는 고인들의 넋을 달래기 위해 지난 2007년 이순신공원에 위령탑을 설치하고 매년 통영시해군전우회 주관으로 합동위령제를 봉행하고 있다.

위령제는 유족과 해군159기동기회, 통영시장, 통영시의회의장, 도의원, 통영해양경찰서장, 보훈단체장, 통영시해군전우회 회원 등 40여명이 참석해 헌화 및 분향, 추념사 순으로 진행됐다.

강석주 통영시장은 추념사에서 “사랑하는 가족에 대한 애틋한 그리움과 나라를 위한 젊은 날의 충정은 늘 우리들 곁에 머물고 있음을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라고 말했다.

[서용찬 기자(ycsgeoj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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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신세계그룹과 연봉 27억원에 계약하면서 새시즌 KBO리그에 뛰어드는 추신수. 연합뉴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큰활약을 펼친 추신수가 이제 고국의 품으로 돌아온다.

추신수는 새 시즌 KBO리그 SK와이번스를 인수한 신세계에서 뛴다.

신세계그룹은 23일 "추신수와 연봉 27억원에 입단 계약을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추신수는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가 갖고 있던 KBO리그 최고 연봉(25억원) 기록을 깼다.

SK 구단은 지난 2007년 4월 2일 해외파 특별지명에서 추신수를 지명했었다.

추신수 지명권은 SK 구단을 인수한 신세계그룹이 보유하게됐고 신세계그룹은 야구단 인수 결정 직후 추신수 영입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신수는 구단을 통해 "지난해 부상으로 아쉽게 시즌을 마무리했다"며 "MLB 몇몇 팀이 좋은 조건의 제안을 했는데, KBO리그에 관한 그리움을 지우기 어려웠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행이 야구 인생에 새로운 전기가 되는 결정이기에 많이 고민했다"며 "신세계 그룹의 방향성과 정성이 결정에 큰 힘이 됐다"고 덧붙였다.

추신수는 25일 오후 5시 35분 인천 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그는 2주간 자가격리를 한 뒤 곧바로 선수단에 합류할 예정이다.

추신수는 부산고 재학 시절인 2001년 MLB 시애틀 매리너스와 계약하고 미국으로 떠났다.

마이너리그에서 기량을 키운 추신수는 2005년 빅리그에 데뷔했고 이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 신시내티 레즈, 텍사스 레인저스에 16시즌 동안 통산 타율 0.275, 218홈런, 782타점을 기록하는 등 MLB 아시아 선수 역대 최다 홈런, 타점 기록의 족적을 남겼다.

한편, 추신수는 계약한 연봉 중 10억원을 사회공헌활동에 사용하기로하면서 기부활동에도 귀감이 되고있다.

김우정 기자 kwj@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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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선 PD(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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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루카’는 인간의 이기심을 말한다. 인간도 아니고 그렇다고 동물도 아닌 불행하고 불완전한 존재인 지오를 통해 인간의 이기심의 끝을 보여주고 싶었다.”

tvN ‘루카’의 김홍선 PD가 드라마를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김홍선 PD는 최근 이데일리와 진행한 서면 인터뷰에서 ‘루카’의 메시지를 짚으며 “‘팬데믹도 환경 기후도 모두 다 인간의 이기심이 만들어낸 결과가 아닐까?’, ‘이런 걸 한번쯤 생각해보면 어떨까?’ 했다. ‘인간이 다 옳은가?’라는 대사처럼 말이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욕망을 넘어 이기적인 인간들이 어떻게 세상에 해악을 끼치는지 말하고 싶었고 지오나 구름은 액션히어로가 아니라 처절히 몸으로 자기가 가진걸 가지고 대항해내는 인간적인 캐릭터가 되기를 원했다”고 전했다.

‘루카’는 특별한 능력 때문에 쫓기게 된 ‘지오’(김래원 분)가 유일하게 그의 모습을 기억하는 강력반 형사 ‘구름’(이다희 분)과 함께 거대한 음모에 맞서는 스펙터클 추격 액션극이다. ‘최초의 실험 성공체’인 지오가 막강한 힘을 소유하고 있는 만큼 화려한 액션이 그려지며, 이와 더불어 지오의 감정선들이 그려지며 극의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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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카 더 비기닝’ 커플포스터(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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끔찍한 실험을 통해 막강한 힘을 가졌지만 “사람이고 싶다”는 지오. 김 PD는 ‘루카’ 지오의 인물에 대해 “지오는 만들어진 생명체로, 태어나서 살면서 한번도 본인의 선택을 하지 못한 캐릭터”라며 “우리는 지오에게 본인이 인간으로 살지 괴물로 살지 선택할 권리를 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이어 “어떤 생명체도 권리를 박탈당하면 안 되지 않나? 그것이 인간이라면 더욱 더. 그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힘을 가졌지만, 인간이 되고 싶은 지오의 복잡한 내면. 이는 김래원의 연기로 완성도를 더해가고 있다. 김 PD는 “지오라는 복잡한 그리고 일반적이지 않은 캐릭터를 소화해준 김래원 배우에게 일단 감사하다”면서 “정말 쉽지 않은 선택이었고 그 선택을 해주고 지오의 내면을 깊이있게 표현해 준 김래원 배우는 천상 배우였다”고 극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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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카 더 비기닝’ 김래원(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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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래원은 깊은 내면 연기 뿐만 아니라 외적인 모습 조차도 지오로 완벽하게 분했다. 김래원은 지오 캐릭터를 위해 10kg 감량을 했으며 운동과 액션을 통해 몸을 만들었다.

김 PD는 “그 고민선상에서 몸도 만든 것이다”라며 “길 잃은 강아지처럼 앙상한 느낌을 주고 싶다고 했는데 그걸 몸으로 만들어내 너무 감사할 뿐”이라고 밝혔다.

하늘에구름 역을 맡은 이다희의 활약도 눈에 띈다. 강력계 형사 역을 맡은 이다희는 매회 액션신을 짜릿하게 소화하며 극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김 PD는 “이다희 배우는 훌륭한 배우로서의 자세와 늘 긍정적인 마인드 그리고 구름이라는 역할을 찰떡처럼 해냈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이렇게 연기를 잘하는 배우였나’라고 놀랄때가 많았다”면서 “고생하는 와중에도 제작진 동료 배우들을 걱정했다. 이런 배우들과 작업한 건 영광”이라고 감사함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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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카’에 출연 중인 배우 정다은(위) 김민귀(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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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루카’로 주목 받는 신예 정다은, 김민귀에 대해서도 전했다. 김 PD는 “사실 두 캐릭터는 개성 강한 신인급에서 찾고 싶었다. 많이 소모되지 않은 신선함 그리고 개성. 두 분은 앞으로가 더 전망이 밝은 배우들”이라며 “액션이 많고 대사가 많지 않아 사실 신인들이 소화하기 힘든 캐릭터이지만 현장에서 너무 열심히 따라와줬다. 고맙다”고 출연 배우들에게 고마움을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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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코로나19가 1년 이상 장기화하면서 지역 경제의 신음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특히 오피스빌딩의 밀집 지역인 서울 강남이나 젊은층이 많이 모이는 신촌과 홍대, 외국인 관광객이 주 고객층인 명동과 이태원 등의 상권이 상대적으로 큰 타격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전문가들은 전 국민 지원도 필요하지만, 타격을 많이 받은 지역의 상권을 살릴 수 있는 ‘핀셋 지원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서울시는 22일 신한카드사의 가맹점 매출액을 바탕으로 지난해 1~12월 총 51주간 62개 업종의 상점 매출액을 2019년 같은 기간과 비교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시에서 매출이 가장 많이 감소한 행정동은 강남구 역삼1동으로, 전년 대비 매출액이 3536억원 줄었다. 2위와 3위는 각각 마포구 서교동(3364억원)과 서대문구 신촌동(3171억원)이었다. 3개 동의 감소액만 1조원이 넘는다. 김은경 서울시 스마트도시정책관 빅데이터분석팀장은 “역삼1동은 업무 지역이면서 상업 지역으로서,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재택근무가 늘고 외식 수요가 줄어들면서 매출이 급감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서교동과 신촌동은 각각 홍대와 신촌으로 이어지는 상권으로, 외부 활동이 줄고 대학교 온라인 강의가 많아지면서 지역 상권의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뒤이어 중구 명동(2943억원), 강남구 삼성1동(2862억원), 종로구 종로1·2·3·4가동(2483억원), 송파구 잠실3동(2154억원), 중구 소공동(2064억원), 용산구 한강로동(1988억원), 강남구 대치4동(1767억원)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만 보면 한식업에서 매출액이 약 2조 5900억원(18.2%) 줄면서 가장 큰 감소세를 보였다. 이어 기타 요식업(15.3%), 학원(14.2%), 의복·의류(20.1%) 순으로 매출 감소폭이 컸다. 매출 감소율로만 따지면 면세점의 매출이 82.4%(2217억원) 감소해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지난해 온라인 소비와 오프라인 소비는 큰 대조를 이뤘다. 홈쇼핑과 인터넷 쇼핑 등 온라인 소비는 3조 9000억원 늘어 전년 대비 18.4% 증가했지만, 오프라인 소비는 7조 4000억원(7.5% 감소) 줄었다. 이원목 시 스마트도시정책관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위해 자영업자들도 온라인 거래를 위한 플랫폼 구축 등 대비가 필요하다”면서 “특히 타격을 심하게 받은 서울 지역의 상권을 살리기 위한 ‘핀셋 대책’ 마련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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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판사 앞에서 '촛불정신' 말하던 날, 난 사표를 썼다"
● 법관으로 일하며 가장 불쾌했던 날
● 대통령의 자신감과 법원의 비굴함
● 정권이 사법부 전체를 차지하는 방법
● 법원 안에서 법원을 허무는 자들
● 정권 독주에 스스로 무릎 낮춘 사법부

김태규 전 부산지법 부장판사는 현직 판사 시절 법조계 안팎 현안에 대한 소신을 거침없이 밝혀 'Mr. 쓴소리'로 불렸다. 2월 22일자로 법복을 벗은 그가 사법부를 떠나며 느끼는 소회를 '신동아'에 보내왔다. <편집자 주>

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9월 13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사법부 70주년 기념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9월 13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사법부 70주년 기념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2018년 9월 13일 대한민국 사법부 70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사법부뿐 아니라 대한민국 모든 국민에게 경사스러운 날이 될 수 있었지만, 나는 법관으로 근무하던 중 가장 불쾌했던 날로 기억한다. 대통령이 대법원 중앙홀에서 '사법 70주년 기념사'를 하면서 한 말 때문이다.
"1700만 개의 촛불이 헌법 정신을 회복시켰고, 그렇게 회복된 헌법을 통해 국민주권을 지켜내고 있습니다. (중략) 저는 촛불 정신을 받든다는 것이 얼마나 무거운 일인지 절감하고 있습니다. 그 무게가 사법부 (중략) 라고 다를 리 없습니다."

많은 사람이 무엇이 잘못인지 각성하기 어렵고, 또 어떤 사람은 명문에 깊은 감명을 받았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렇지만 나는 그날 흥분한 나머지 혼자 사직서를 작성하고는 울분에 차서 평소 교류하는 선배 법관에게 전화해 격정을 토로했다. 흥분이 가라앉은 뒤 사직서는 없앴지만, 그날의 모멸감은 지금까지 잔향으로 남아 있다.

대통령이 자신의 정치적 지지기반을 형상화한 이미지를 국가 최고 가치로 추어올리고, 그것을 헌법 정신과 등치(等値)한 것은 헌법을 지극히 무례하고 자의적으로 평가한 행위다. 또 이러한 평가를 법원이 받들어야 한다고 말한 것은 법원을 자신이 얼마든지 향도(向導)할 수 있는 조직으로 본 것으로 이해됐다. 이런 모욕적 표현에 오히려 화답하며 "국민주권을 회복했다"고 답사하는 대법원장 기념사에 아마 상당수 법관은 더 큰 절망감을 느꼈을 것이다.

가정해 보자. 훗날 촛불시위를 주도하던 세력이 쇠퇴하고, 태극기 시위를 주도하던 세력이 부상했다. 그들이 지지하는 대통령이 대법원 중앙홀에 와서 "태극기 정신을 사법부가 받들어야 한다"라고 말하면, 과연 현 정권 구성원과 그 극렬 지지자들은 수긍하고 가만히 있을까. 촛불 시위든 태극기 시위든 이미 정치화돼 굳어진 이미지를 대법원 안마당에 들이면 안 된다. 조금만 생각하고 입장을 바꿔보면 바로 알 수 있는 일을 대통령이 아무 문제의식 없이 말했다.홀짝게임

대통령의 이런 자신감은 어디에서 나왔을까. 생각해 보면 결국 사법부에 대한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이다. 대법원에서 그런 정도 언사를 해도 누구 하나 자신의 부적절한 행동에 대해 지적하지 않을 것이라는 여유와 사법부에 대한 무시가 배경에 있었다고 본다.

나는 그날 '대한민국 법원'이 새겨진 책자 위에 촛불을 얹은 사진을 찍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렸다. 대한민국 법원 위에 올라탄 촛불의 오만함을 보여주고 싶어서였다. 얼마 후 법조인 후배 한 명이 다급하게 전화를 걸어와 "선배님, 그 사진을 빨리 내리는 것이 좋겠습니다"라고 권유했다. 많은 법조인이 그렇게 촛불로 형상화된 권력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살았다. 당시 정권은 사법부를 일개 행정부처에도 못 미치는 위상으로 보고 있었을지 모른다. 대법원장은 이런 대통령의 사법부 독립에 대한 몰이해를 지적할 의지가 전혀 없었다.

정권이 찍은 자들에 대한 구속영장은 마치 자동판매기가 물건을 내놓듯 발부됐고, 정권이 지키려는 자들에 대한 구속영장은 마치 자동판매기에 불량 주화를 넣은 듯 기각되는 사례가 빈번했다. 판사끼리 사석(私席)에 모여 구속영장 발부 가능성을 가늠하면서, 해당 사안 내용이나 소명자료 구비 여부를 따지는 게 아니라, 영장담당 판사 성향을 참작해 의견을 내놓았다.

정권이 대법원 전체를 차지하는 방법
정권을 가진 자가 사법부를 장악하려 하는 것은, 옳지는 않지만 당연한 심정의 발로일 수 있다. 물론 법원이 검찰처럼 능동적으로 수사하는 권력은 아니다. 하지만 결국 최종 판단이 이뤄지는 곳이니, 법원을 장악하면 그 판단으로 정권의 적을 단죄하고, 정권의 동지에겐 면죄부를 줄 수 있다. 유혹을 느끼는 게 당연하다.
법원을 장악하는 방법으로는 두 가지가 떠오른다. 하나는 강압으로 정권 요구에 충실하도록 요구하는 방법, 다른 하나는 정권 요구에 충실할 것 같은 자를 사법부에 심는 방법이다. 전자는 직접적이고 당장 효과가 있을 듯 보이지만, 실상은 법관들의 저항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대중은 그런 사법부를 동정하는 태도를 보이게 된다. 들이는 비용에 비해 부작용이 크고 효과가 작다. 반면 사법부 내에 동지를 심는 건 효과적인 방법이다. 저항이 없을 뿐 아니라 개별 사안별로 매번 구체적인 요구를 할 필요가 없다. 모든 사건에서 해당 동지들이 자발적으로 정권에 유리한 판단을 내려줄 것이다.

여기서부터 하려는 이야기는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그러니 가정(假定)의 영역에서 고민해 보자. 문재인 정권은 출범 후 사법부 내에서 '트로이 목마'가 돼 자기들에게 조력해 줄 내응자(內應者)를 찾았을 수 있다. 그 적임자로 김명수 당시 춘천지방법원장이 물망에 올랐을 가능성이 있다. 전례에 비춰보면 대단히 파격적이고 무리한 인사가 될 수 있지만, 정권 처지에서는 상당한 안전판을 갖게 되는 장점이 있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대한민국 제16대 대법원장이다. 과거 조진만 대법원장이 3대 및 4대, 민복기 대법원장이 5대 및 6대를 각각 재임했으니, 전직 대법원장 수는 모두 합해 13명이다. 이 중 김병로 초대 대법원장은 사상 첫 대법원장으로, 당연히 대법관 경력을 가질 수 없다. 그 외 대법원장 12명 가운데 조진만 대법원장을 제외한 전원이 임명 전 대법관 경력을 갖고 있었다. 조진만 대법원장은 법무부 장관을 지냈다.

1968년 취임한 민복기 대법원장부터 2017년 임기를 마친 양승태 대법원장까지, 약 50년의 세월 동안 대법관을 지내지 않은 사람이 대법원장이 된 전례가 없다. 대법관이 장관급인 점을 감안하면, 장관급 직위를 거치지 않은 사람이 대법원장이 된 경우는 김명수 대법원장이 처음이자 유일하다.

이런 파격 인사를 통해 정권이 노린 수가 무엇인지 추측해 보면 이렇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우리법연구회 회장 출신이다. 이처럼 정권과 공감대가 큰 인물을 승진시킬 필요성이 충분히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를 대법관에 임명하면 대법원에서 차지할 비중이 전체 대법관 14명 가운데 1명, 즉 14분의 1에 그친다. 전례를 깨고 무리라는 비판을 감수하며 그를 대법원장으로 임명할 경우, 비중이 14분의 14가 될 개연성이 크다. 대법원장에게는 대법관에 대한 임명제청권이 있다. 대법원장이 정권과 코드가 같다면, 그가 제청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법관의 코드는 충분히 기대할 만하다. 비록 모든 대법관 교체까지 당시로서는 6년의 세월이 필요하긴 했지만 말이다.

2017년과 2018년 무렵 세간에는 '사법자살'이라는 말이 회자됐다. 법원을 떠난 선배들을 만나면 많은 사람이 "지금 상황을 도대체 이해할 수 없다"고 한숨을 쉬며 "대법원장이 왜 스스로 법원을 죽이려드느냐"고 말하곤 했다.

사법부 안에서 사법부를 허무는 자들
우리 역사에서 과거 대여섯 차례의 사법파동이 있었지만, 대개 정권이 사법부에 압력을 가하거나, 사법부 수뇌부가 일반 법관을 간섭하는 데 대한 저항이었다. 그런데 2017~2018년에는 전직 대법원장과 전직 법원행정처 소속 법관 등 법원 내에서 더는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는 사람들을 주된 공격 대상으로 삼은 사법파동이 일어났다. 이들을 비판하는 쪽이 오히려 법원 내에서 더 큰 힘을 가진 주류에 해당했다. 형세는 마치 힘이 빠진 전 대법원 수뇌부에게 '청산'이라는 날카로운 칼로 보복하는 듯 보였다.
물론 동료 법관의 죄를 감싸서는 안 된다. 동시에 분명하지도 않은 의혹으로 동료 법관에 대한 수사를 독촉하며 몰아붙여서도 안 된다. 그런데 당시 사법파동 주역들은 세간에 제기된 의혹이 당연히 진실일 거라 믿고 조사를 거듭 요구했다. 법원 밖에서 '사법자살'이라는 표현이 나오는 게 자연스러웠다.

당시 사법부를 허무는 데 큰 구실을 한 건 법원 내 회의체들이다. 그중에서도 전국법관대표회의 역할이 가장 컸다고 생각한다. 애초 전국법관대표회의는, 문재인 정권이 들어서고 양승태 대법원장은 임기 말로 영향력을 잃은 상태에서, 특정 성향 법관들이 주동해 만든 조직이다. 이들은 양승태 대법원장을 압박해 기구를 상설화했다. 그리고 철저하게 문재인 정권과 김명수 대법원장에게 친화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들은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에 근무하던 법관들 컴퓨터 파일을 열어보려고 가능한 모든 압박을 가했다. 또 그 내용을 공개하고자 노력했다. 해당 자료를 검찰에 제공하는 데도 지나치게 적극적이었다. 그 과정에서 지켜야 할 적법절차나 영장주의는 그리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다. 법관 탄핵도 당시 이들이 적극적으로 추진하던 사안 가운데 하나다. 아직 누구 하나 유죄판결을 받지 않았는데, 막연한 의혹과 편향된 일부 언론의 추측성 기사만으로 법관을 탄핵하려 했다.

또한 이들은 김명수 대법원에서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사안들에는 적극적으로 힘을 실어줬다. 황제노역 논란으로 폐지됐던 지역법관제의 사실상 부활, 법원장 선거제 내지 추천제 도입, 사법행정위원회 도입 등 많은 사안을 전국법관대표회의 내 특정 성향 판사들이 주도해 제안했다. 그 내용이나 제출된 자료 수준이 법원행정처 심의관들이 직접 준비했다고 해도 손색없을 정도로 충실했다. 놀라운 한편으로 의심의 눈초리를 둔 적이 많다. 이러한 안건은 하나같이 전국법관대표회의에서 압도적인 찬성으로 가결됐다. 반면 정권이나 법원 수뇌부에 불편한 안건은 혹여 비주류 판사들에 의해 제안된다 해도 시간 부족 등을 이유로 상정 자체가 안 되거나, 상정되더라도 압도적인 표차로 부결됐다.

‘판사 다수 의견'이라는 허울
2018년 11월 19일 경기 고양시 사법연수원에서 열린 전국법관대표회의 광경. 이날 모인 전국 법관 대표들은 사법농단 연루 의혹을 받는 법관에 대한 탄핵 필요성에 대해 논의했다. [박영대 동아일보 기자]

2018년 11월 19일 경기 고양시 사법연수원에서 열린 전국법관대표회의 광경. 이날 모인 전국 법관 대표들은 사법농단 연루 의혹을 받는 법관에 대한 탄핵 필요성에 대해 논의했다. [박영대 동아일보 기자]
2018년 2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에 대해 집행유예를 선고한 재판장을 파면하라"는 청원이 올라온 일이 있다. 이 주장에 동의한 사람 수가 23만 명을 넘어서자 청와대는 그 내용을 법원행정처에 통보했다. 비슷한 시기 "국회의원 급여를 최저시급으로 책정하라"는 내용의 청와대 청원에 대해서는, 지지자가 27만 명을 넘겼음에도, '권력분립 원칙'에 반한다는 이유로 국회에 통보하지 않은 터였다. 그래놓고 동의자 수가 오히려 적은 사법부 관련 청원은 법원행정처에 통보했다. 대한변호사협회조차 문제가 심각하다고 봤다. 협회 명의로 '재발을 방지하라'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반면 법관들 대표기관인 전국법관대표회의는 침묵했다. 그것이 당사자인 법관의 의무를 방기(放棄)하는 것으로 비친다는 생각에, 나는 사법권 독립 침해에 대한 우려를 담은 성명서 초안을 작성해 전국법관대표회의 의안으로 제안했다. 전국법관대표회의를 장악한 주류 법관들 성향을 알기 때문에 문장 수를 가능한 한 줄이고 표현도 소극적으로 했다. 하지만 그들은 이런 점을 고려하지 않았다. 의안 상정 자체를 미루려 했다. 내가 의안 상정을 강력히 요구하자 회의를 참관하던 법원행정처 심의관까지 나서서 청와대 입장을 변호했다. 이후 주류 판사 다수의 청와대 옹호 발언이 이어졌다. 결국 성명서 채택 의안은 압도적 표차로 부결됐다. 변호사단체도 요구하는 사법부 독립 요구를 거부한 것이다. 그런 전국법관대표회의가 이번 김명수 대법원장 거짓말 파문에 침묵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지난해 5월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가 낸 사표를 '국회 탄핵 논의'를 이유로 거부해 놓고 국회와 언론에는 "그런 적 없다"고 거짓 해명을 했다. 그 사실이 뒤늦게 드러난 뒤에도 전국법관대표회의가 침묵하는 것에 대해 언론 등이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나는 전혀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혹자는 임성근 부장판사 탄핵 명분으로 2018년 전국법관대표회의가 법관 탄핵 요구 성명을 채택한 것을 거론한다. 그러나 당시 전국법관대표회의에 참석한 비주류 법관들이 이 회의를 '법원 내 정치노조'라고 표현하고, 전국법관대표회의 주류 판사들이 활동하는 국제인권법연구회를 '법원 내 하나회'라고 말한 사정을 감안하면, 이 회의체의 공정성을 전혀 받아들일 수 없다.

전국법관대표회의는 헌법이나 법률에 근거가 없다. 단지 대법원규칙에 근거를 두고 있을 뿐이다. 그 위상이 대법관회의와 비교할 수 없고, '자문기구'인 법원장회의에도 못 미친다. 단순한 '건의기구'일 뿐이다. 그런데도 법원을 쥐고 흔들며 모든 처분에 관한 정당성을 가진 듯 처신한다.

김명수 대법원장 체제가 들어선 뒤 사법부에는 회의나 위원회가 많이 생겼다. 일견 다수 의중을 반영하는 듯해 바람직하고 공정해 보이나, 실상은 그리 단순하지 않다. 과거 법원 인사나 의사결정에는 관행이 지배하는 영역이 많았다. 자칫 고루해 보일 수도 있지만, 법관이 자기 인사를 예측할 수 있어 인사상 불이익을 우려할 필요가 없었다. 자연스레 소신껏 일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이를 허물기에 '다수의 의사'라는 명분처럼 좋은 게 없다. 특정 위원회를 만들고 그 안에 목소리 큰 사람을 몇 명 심으면, 그들의 추동으로 전체 의사를 만들어낼 수 있다. 위원회 내에서 강하게 목소리를 내는 사람은 국제인권법연구회 등에서 활동하는 조직화된 사람들이다. 법관이 보통 소극적이고 나서기 싫어하는 품성을 갖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실상 침묵하는 다수 법관의 의중은 묻히고, 조직화된 일부 세력의 영향력만 법원을 덮게 된다. 이런 조직을 통해 전체 법관들 의중을 왜곡하고, 사실상 법원 내 정당처럼 움직이는 국제인권법연구회 해산을 희망한다.

정권 독주에 스스로 무릎 낮춘 사법부
최근 문재인 정권의 독주는 깊이를 더해 간다. 국회 상임위원회 대부분을 장악하고, 법의 근본원리를 무시한 입법을 마구잡이로 한다. 최악으로 치닫는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해서는 말도 못 꺼내면서, 북한 전제 권력자의 요구에는 한없이 무너진다. 그러면서 자유주의 정치체제를 지키는 동맹국은 무시하는 태도를 보인다. 주택거래허가제, 1가구 1주택 원칙, 토지공유제, 이익공유제 등 사유재산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는 정책이 어색하지 않게 언급된다. 그런 정권 앞에 김명수 대법원장과 일부 정치 법관이 자발적으로 무릎을 꿇었다.
이제 '사법부 독립' 같은 말은 피부로 느낄 수 없는 희귀한 용어가 돼간다. 그런 와중에 정권 심기를 건드릴 만한 몇몇 판결이 나오자 2년 전 논의가 사라졌던 법관 탄핵을 갑자기 다시 추진해 국회에서 가결한다. 본인들은 우연이라고 할지 몰라도 보는 사람은 고개를 갸우뚱할 수밖에 없다.

이승만 대통령은 1956년 초대 대법원장 김병로로 인해 국정이 사사건건 방해받는다는 생각이 들자 "우리나라 법관은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권리를 행사한다"며 불편한 마음을 드러냈다. 이때 초대 대법원장은 대통령에게 "이의 있으면 항소하시오"라고 일갈했다.

1891년 러시아 니콜라이 황태자가 일본 시가(滋賀)현 오쓰(大津)를 방문했을 때 황태자를 암살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일본은 심각한 외교적 위협에 봉착했고, 이를 풀고자 내각 수뇌부는 해당 암살 시도를 일본 황족에 대한 암살 시도로 봐 대역죄를 적용하기를 바랐다. 그러나 당시 일본 대심원장이던 고지마 이켄은 죄형법정주의를 내세우며 사인(私人) 간 모살 미수죄를 적용하려 했다. 사법을 정치로부터 지켜낸 예로 자주 언급되는 이른바 '오쓰 사건' 이야기다.

그 옛날에도 사법부 수장들은 사법부를 정치로부터 지키고자 한 치도 물러서지 않았다. 21세기 민주주의와 권력분립의 말잔치가 풍성한 이 시기에 우리는 대한민국 대법원장의 흔적을 찾는다.파워볼게임




김태규
●1967년생
●연세대 법학과 및 동 대학원, 미국 인디애나대 로스쿨 졸업
●한국해양대 법학박사
●前 헌법연구관, 부산지법 부장판사
●저서: '법복은 유니폼이 아니다'
김태규 전 부산지법 부장판사 taekyuste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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